작성자: imToken
블록체인에서 활동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새 주소로 스테이블코인을 받았는데, 송금하려고 하니 ETH가 없어 가스비를 낼 수 없다는 팝업이 뜹니다; DEX에서 코인을 교환하려다 막히는 경우; 거래소에서 USDC를 인출했다가 가스비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
이 같은 상황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서 법정화폐 입출금 경로를 찾거나 여기저기 부탁해 ‘물’을 조금 옮겨 달라고 해야만 하는데, 이는 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 전형적인 초보자 탈퇴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EIP-8141(Frame Transactions, 프레임 트랜잭션)의 진행 상황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새로운 상상력을 우리 앞에 펼쳐 보였습니다: 미래에는 지갑에 ETH가 없어도 직접 송금할 수 있고, 가스비는 USDC에서 직접 차감될 수 있으며, 심지어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 유치를 위해 가스비를 대신 부담해 줄 수도 있습니다.
이 소식이 퍼지자마자 곧바로 “앞으로 이더리움을 사용할 때 ETH가 필요 없게 된다면, ETH에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라는 무서운 과격한 주장으로 번졌습니다.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수수료를 무엇으로 지불하느냐와 이더리움 프로토콜이 최종적으로 무엇으로 수수료를 정산하느냐는 사실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1. ETH로 가스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먼저 오늘의 평범한 이더리움 거래 한 건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Frank의 지갑에 1000 USDC가 있고, 친구에게 100 USDC를 보내고 싶지만, 지갑에 ETH가 없으면 이 거래를 보낼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 일반 이더리움 계정의 논리는 매우 경직되어 있어, 거래를 시작하는 사람이 동시에 네트워크 가스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Frank가 서명하고, Frank가 거래를 시작하며, Frank의 ETH 잔액으로 가스 비용을 지불하는, 이 세 가지가 기본적으로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EIP-8141이 목표로 하는 것은 바로 이 세 가지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현재 설계에 따르면, 하나의 프레임 트랜잭션(Frame Transaction)은 여러 개의 서로 다른 ‘프레임(Frame)’으로 분할될 수 있으며, 각 프레임은 트랜잭션 검증, 가스 지불 주체 확인, 그리고 실제 사용자 작업 실행을 각각 담당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Frank가 송금할 때, Frank는 여전히 서명하여 “이 100 USDC는 확실히 내가 보내려는 것”임을 증명하지만, 별도의 Paymaster나 계정이 ETH를 마련해 Frank를 대신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가스를 지불하고, Frank는 소량의 USDC로 이 Paymaster에게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Frank의 입장에서 보면, 100 USDC를 이체하고 네트워크 수수료로 0.1 USDC를 지불하는 것뿐이며, 전체 과정에서 ETH 가스 비용이 얼마인지 알 필요도 없고, 미리 ETH를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 프로토콜의 관점에서 보면, 상황이 ‘이더리움이 USDC를 Gas로 받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변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누군가가 백그라운드에서 Frank를 대신해 ETH로 Gas를 지불한 뒤, USDC로 Frank와 정산했을 뿐입니다.
EIP-8141 공식 문서에서 제시한 ERC-20 결제 예시도 이와 유사한 구조로, 스폰서(Sponsor)가 승인을 담당하고 가스 비용을 부담하며, 사용자는 스폰서에게 ERC-20 토큰을 전송하여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
이를 현실 생활의 소비에 비유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위안화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사용자는 ‘위안화 결제’로 인식하지만 가맹점은 엔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기본 정산 통화가 위안화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전방의 결제 자산과 후방의 정산 자산은 애초에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EIP-8141이 구현한 것도 본질적으로는 이와 유사한 추상화입니다. 결국, 사용자는 더 이상 직접 ETH를 보유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계정이 ETH Gas를 대신 지불하고 USDC 등의 자산을 사용하여 수수료를 정산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의 차이는 몇 글자뿐으로 보이지만, ETH에 대한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2. 이더리움은 왜 꼭 가스를 ‘숨겨야’ 할까?
사실, ‘직접 ETH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ERC-4337이 도입한 Account Abstraction과 Paymaster를 통해 이미 스마트 계정이 Gas Sponsorship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를 대신해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여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다만 ERC-4337도 가능은 하지만, 주로 프로토콜 외부에 UserOperation, Bundler, EntryPoint, Paymaster 인프라를 추가하는 방식인 반면, EIP-8141은 이러한 기능을 이더리움 트랜잭션 구조 자체에 더 원생적으로 통합하려고 시도합니다.
결국 핵심은 오래전부터 해결되었어야 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가 굳이 ‘가스(Gas)’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실생활에서 위챗으로 친구에게 200위안을 송금할 때, 위챗은 절대 팝업 창을 띄워 “먼저 다른 플랫폼에서 2위안어치의 청산 토큰을 사오라”는 팝업 창을 띄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과거에 유독 이런 식으로 사용자를 괴롭혀 왔습니다.
이더리움에서는 ETH를 준비해야 하고, 솔라나(Solana)로 가면 SOL로 바꿔야 하며, BNB 체인(BNB Chain)으로 가면 BNB를 비축해야 한다. 심지어 새로운 L2로 갈아타는 경우라도, 첫 반응은 지갑에 시작 자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베테랑이라면 2분 만에 체인 간 이동을 처리해 버리겠지만, 업계 외부의 사람들에게는 이게 바로 웹페이지를 닫고 떠나게 만드는 큰 장벽이다.
가스 비용을 숨기는 것 외에도, 프레임 거래는 여러 고질적인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DEX에서 새로운 토큰을 거래하려면, 먼저 ‘Approve’를 눌러 권한을 부여한 다음 ‘Swap’을 눌러야 하며, 지갑 팝업 창에서 두 번 확인해야 합니다. 만일 뒤따르는 Swap이 실패하면, 앞의 권한 부여가 오랫동안 체인에 남아 도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Frames를 사용한다면, 이 두 가지 작업을 하나의 원자적 배치로 직접 묶을 수 있습니다. Swap이 실패하기만 하면, 앞의 승인도 자동으로 롤백되어 깔끔하게 처리됩니다.
이는 더 큰 상상력의 영역으로 이어집니다. 미래에는 누가 권한을 부여하고, 누가 실행하며, 누가 비용을 지불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지에 대한 모든 요소가 분리되어 재조합될 수 있습니다.
3. 그렇다면 ETH는 과연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 또한 이번 논의에서 가장 쉽게 양극단으로 치닫는 부분입니다.
한 가지 주장은 “앞으로 ETH로 가스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지니 ETH는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고, 다른 주장은 “사용자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거래량이 급증하므로 ETH에 매우 긍정적이다”는 것입니다.
기본 프로토콜의 사용 경험과 관련된 대규모 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EIP-8141이 이더리움의 기본 가스 및 수수료 정산 자산으로서 ETH의 역할을 폐지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는 ETH를 직접 체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사용자를 대신해 비용을 지불하는 페이마스터(Paymaster), 애플리케이션 또는 기타 계정은 여전히 ETH로 책정된 네트워크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하며, 기존 EIP-1559 수수료 시장도 Frames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되지 않았습니다.
변화된 것은 단지 ETH 수요의 위치뿐입니다.

오늘은 100만 명의 사용자가 각자 가스비를 위해 지갑에 소량의 ETH를 보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소수의 페이마스터,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 및 애플리케이션이 더 큰 규모의 ETH 유동성 잔고를 보유한 뒤, 수많은 일반 사용자를 대신해 가스비를 일괄 처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한 건씩 결제할 때마다 백엔드에서 2차 시장의 시가로 동등한 금액의 ETH를 매수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납 업체는 자체적인 재고 관리 및 헤지 전략을 가지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상상하는 즉각적인 매수 주문으로 직접 전환되기 어렵습니다.
페이마스터는 재고를 미리 준비하거나 동적으로 재고를 보충할 수도 있고, 다른 자금 관리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으므로, 단순히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가스비를 지불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ETH에 얼마나 큰 신규 매수세가 발생할지 직접적으로 추론하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오직 하나의 논리뿐입니다: 사용자 경험이 개선된 후, 결국 더 많은 실질적인 이더리움 사용 수요가 발생했는지, 과연 시장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계산을 해보면 매우 직관적입니다:
과거에 100명이 시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그중 70명이 가스비 지불, Gwei 계산, 크로스체인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도중에 포기했다면, 결국 30명만이 거래를 완료했다면;
앞으로 지갑이 이러한 번거로움을 모두 백그라운드에서 처리해 80명이 아무런 문제 없이 거래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면——비록 그들이 손에 ETH를 단 한 푼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네트워크가 실제로 소비하고 소각하는 ETH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반대로, 전체 생태계가 새로운 활성도를 전혀 창출하지 못하고, 단지 ‘직접 지불’을 ‘대리 지불’로 바꾼 것에 그친다면, 실제로는 어떠한 새로운 가치도 창출되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며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모든 사용자가 이더리움을 사용하려면 미리 약간의 ETH를 비축해야 한다”는 점을 완화하는 것이지만,이 장벽이 사라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더리움을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일반 사용자의 경우, 당장은 이 EIP 때문에 사용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지갑 발전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조치가 가리키는 방향은 이미 매우 명확합니다.
미래의 훌륭한 지갑은 사용자가 먼저 가스를 이해할 것을 점점 더 요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용자는 자산을 어디로 보낼지, 어떤 작업을 실행할지 결정하면 되고, 지갑은 위험이 무엇인지, 최종적으로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려주면 됩니다. 어떤 계정으로 결제할지, ETH로 청구할지 스테이블코인으로 청구할지, 사용 가능한 가스 스폰서가 있는지 여부와 같은 복잡한 프로토콜 세부 사항은 점차 백그라운드에 숨겨져야 합니다.
진정으로 성숙한 인프라는 대개 이런 식입니다.